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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 콘서트에서 외국인 친구 사귀는 방법 - 일단 혼자 가자 본문

여행

해외 콘서트에서 외국인 친구 사귀는 방법 - 일단 혼자 가자

N.O. 2018. 3. 22. 16:22

작년말쯤 2018년에 하고 싶은 일들을 정리 하다가 버킷리스트를 작성하게 되었다. 내 인생에서 지워 없애고 싶은 것들과, 하고 싶은 것들을 리스트로 작성하고 매일 아침 읽기를 실천하기 위해서였다. 지금은 절판되어 구하기 힘들어진 서적에서 본 성공하는 방법에 대해 조금씩 실천하기 위해서였다. 

결론 적으로 말하자면 올해 1월 일본인 친구가 생기게 되었다.

국내에서는 혼자 운전을 해서 기분전환하러 다니는 편이지만 해외를 온전히 혼자서 여행을 하고자 했던것은 올해 1월달이 처음이였던 것이다.

여행 일정이 맞지 않아서 친구가 먼저 일본으로 출발하고, 뒷날 따로 혼자 비행기를 타고 목적지까지 가본적은 있어도 이렇게 출발부터 끝까지 혼자 여행은 처음이였다. 

그도 그럴것이 사실 난 원스이다. 트와이스의 팬인것이다.

작년 11월에 일본에서 열리는 트와이스의 쇼케이스가 있다라는 소식을 듣고서는 한 번 신청해볼까 라는 단순한 마음에서 시작되었던 것은 그렇게 혼자서 일본을 즐기러 여행을 떠날 계기가 되었다. 일본의 콘서트 특성상 한국에서 처럼 선착순이 아닌 추첨제라 혼자 여행 가능여부를 그 당시에는 당장 알 수가 없었다. 

하지만 티켓 당첨 발표일. emtg의 내 티켓 현황에 후쿠오카 쇼케이스 당첨이라는 문구를 보고서는 용기가 더 생겼는지도 모른다. 이왕 가는김에 혼자서 일본을 즐겨보자라는 생각으로 비행기 티켓을 예매하고, 호텔까지 예약을 완료 하였다. 사실 일본은 1년에 2번정도는 꾸준히 가기 때문에 한자는 읽지 못해도 간단한 생활 회화정도는 가능한 수준이였다. 

밤늦게 돌아다니지도 않으니까 여자 혼자 여행을 가더라도 안전한 나라고 이미 내 인식이 있었기에 생각보다 크게 두려움은 없었다. 그도 그럴것이 한국에서 사회생황을 하면서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고 일도 즐기고 있지만, 가끔씩은 - 그래 가끔씩은 아무도 모르는 곳에서 조용히 쉬면서 여행을 즐기고 싶다라는 생각이 꽤 있었기 때문이다. 

3박 4일의 짧다면 짧고, 길다면 긴 일정을 계획하였다. 아마도 하루는 온전하게 쇼케이스를 즐기기 위해서 시간을 소요해야 할것으로 예상하였기 때문에 다자이후나 유후인 쪽정도를 보고 오면 괜찮을거 같았다.




나는 그녀의 바로 뒤에 서있었다.

한국에서 부탁받았던 굿즈들고 있었다. 태어나서 처음으로 좋아하는 아이돌의 콘서트 굿즈를 사기 위해서 새벽에 호텔을 나섰다. 호텔에서 쇼케이스 콘서트 장소까지는 걸어서 15분정도 였다. 비가 조금 내리기 시작해서 우산을 가지고 나왔다. 한국이 추웠기 때문에 롱패딩을 입고 후쿠오카로 갔었는데 정말 다행이였다. 트와이스는 아메온나(비를 부르는 여자)이다. 정말 이날도 비가와서 너무 추웠는데 패딩덕분에 목숨을 부지 할 수 있었다(웃음)

새벽 6시에 후쿠오카 선팔레스에 도착을 했는데 벌써 20명 정도가 줄을 서있었다. 전부 나에게는 외국인들이고 이런 경험이 처음이라 낯설다 보니 쉽게 먼저 말을 걸수는 없었다. 그저 분위기상 줄의 마지막 부분이라고 생각되는 곳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내 앞에 있던 사람은 이런곳에 몇번 와본듯한 느낌이였다. 간이 의자에 앉아서 비옷을 입고 웅크리고 있는 상태에서 다시 우산을 쓰고 잠을 청하는 모습이였다. 이렇게 새벽부터 줄을 서보는게 처음이다 보니 그곳에 있는 모든것이 신기해 보였다. 그로 그럴것이 처음으로 굿즈 구매줄에 서 있는게 그곳이 일본이니 말이다. 한국에서도 해보지 않을 것을 해외에서 하고 있자니 뭔자 아이러니하다라고도 생각이 들었다.

곧바로 내 뒤로도 가족으로 보이는 사람들이 줄을 섰다. 일본어로  ここが列ですか? "(여기가 줄인가요?) 로 갑자기 내쪽으로 물어와서 순간 너무 놀랬다. 아무 대답도 하지 못하고 어버버 거리고 있는 동안 내 앞에 웅크려 있던 사람이 " はい"( 네) 라고 대답을 했다. 목소리가 여자였다. 

6시간 정도 기디려야 한다라는것은 알고 있었짐나 간이 의자를 가져올 생각은 전혀 하지 못하고 있었기 때문에 ' 다리 아플거 같지만 하는 수 없이..'라고 포기하고 그냥 이어폰을 귀에 꽂고 음악을 듣고 있었다. 

8시 반쯤 되었을까 점점 사람들이 더 모이기 시작했고 일렬로 서있던 줄은 2줄로 만들어 달라고 일본인 스탭이 말을 하는 것 같았다. 어느정도 말을 알아 들을 순 있었지만 그래도 막상 혼자 있으니 '틀렸으면 어쩌지'라는 불안감에 주변에서 행동하는 것을 보고 따라하는게 안전하다고 생각했다. 

그렇게 그녀의 옆에 서게 되었다.




외국인인 친구가 생기게 된 이유는, 공통 관심사였다.

늘어나는 대기 인원을 정리하기 위해서 1열을 2열로 만들면서 나는 지금은 친구가 된 그녀의 옆에 서게 되었다. 줄을 재정비해야하다 보니 웅크리도 앉아 있던 그녀도 자리를 정리하고 일어났다. 키는 나보다 작고 평범해 보였다. 비는 계속 내리고 있었고 자리를 정리하며 일어 나는데 비를 그대로 맞고 있는게 보였다. 그래서 내 우산을 조금 그녀 쪽으로 기울여 주었다. ( 아마 이때는 눈치를 채지 못한거 같지만 ) 그리곤 그저 멀뚱멀뚱 하게 주변을 보면서 서있었다. 

그런데 내가 주변에 있던 사람들이랑 조금 달라 보였나 보다. 일본에서는 그 시기에는 잘 입지 않는 롱패딩에 동그란 안경, 검정 마스크를 쓰고 있었으니까 (혼자 생각이지만).

もし日本人ですか? " (혹시 일본인인가요?)

그것이 그녀가 나에게 처음건넨 말이였다. " 아니요. 한국인이예요 (일본어로) ".

그러자 그녀가 한국어로 "안녕하세요"를 말했다. 그렇게 나에게 말을 건낸 이후로 한국어, 일본어, 영어를 섞어가며 대화를 시작하였다. 그녀도 혼자오고 나도 혼자왔는데 트와이스라는 같은 주제로 대화거리가 끊이질 않았다.




나의 옆, 앞, 뒤에 있던 모든 일본인들이 너무나 친절했다.

혼자왔는데 일본 콘서트문화에 대해서 아는것이 전혀 없다. 굿즈를 사기 위해서 줄을 서는 것도 이번이 처음이다. 당신은 누구를 좋아하는가 - 부터 시작해서 끊임없이 말을 이어나갔다. 나의 어눌한 일본말투와 한국어가 섞여 들리니 주변에서도 관심을 가지기 시작했다. 작게 소곤거리는 대화가 아니였기 때문에 우리의 말을 주변에 있던 모두가 들을 수 있었을거라고 생각한다.

그러다가 일본에서는 굿즈를 구매하면 제품을 담아 갈 수 있는 봉투나 가방을 주지 않는다라는 사실을 알게되었다. OMG!! 한국에서는 대부분의 모든 물건을 구매하면 종이가방이나 봉투에 담아주기 때문에 전혀 생각도 하지 못했었는데!! 물건을 담아갈 곳이 없다라는 사실에 정말 혼란스러웠다. 그냥 주머니에 넣어서 호텔에 다시 다녀올 수 있는 정도의 수량이 아니였기 때문이였다. 

그런데 그때 - 바로 우리 뒷줄에 있던 일본 가족분들이 나에게 가방을 하나 건네주었다. 자신들은 차량을 이용해서 이곳에 왔는데 가방이 없다라는 이야기를 들었다. 괜찮다라면 이것을 사용해도 좋다라는 것이였다. 정말 감동이였다. 처음만나는 사람에게, 그것도 타지도 아닌 외국에서 온 나에게 친절을 베풀어 준것이다. (정말 유용하게 사용하였다.) 굿즈를 구매하고 다시 돌려주기 위해서 찾았지만.. 찾을 수가 없었다.  (감사합니다)

우리의 앞줄에 있던 일본인들은 학생인듯 하였다. 어려보이는 얼굴에 옆에 있던 그녀가 그 아이들에게 말을 거는것을 지켜보았는데 이제 중학생이 되는 아이들이라고, 학교가 쉬어서 왔다고 했다. 대단하다고 생각했다. 그렇게 어린 아이들이 새벽 6시 이전부터 줄을 서있다라니.. 나보다 먼저와서.. 대단해..




나를 위해 주었다.

간단한 회화정도는 가능하다고 하지만, 실제 일본인과 대화를 하는게 처음이였다. 그저 제2외국어로 조금 공부를 했고, 드라마나 예능을 자막없이 볼 수 있는 정도 였기 때문에 듣는것은 가능해도 말로 하는것은 또 달랐던 것이다.  그래서 내가 말을 버벅이고 잘 이해하지 못하는 문장들은 최대한 쉽게 풀어서 설명을 해주었다. 너무 고마웠어..

뭔가 내가 하고 싶은 말을 앞부분까지만 말을 해도 내 마음을 이해해서 다시 전체 문장을 말해주는 대화를 계속했다. 힘들만도 했을텐데 환하게 웃으면서 도와주니까 정말 천사ㅠ

그렇게 대화가 진행되어 갈때쯤 우리의 1차 목표였던 굿즈를 구매할 수 있었고, 일본 가족분들이 건네준 가방도 유용하게 잘 사용하였다. 곧 바로 점심시간이라서 함께 점심을 먹기로 하였다. 

사실 여행을 가게 되면 블로그를 찾거나 해서 가게 되는데 시간이 지날수록 깨닫게 되는것은

진정한 맛집은 그 지역의 사람들이 자주 가는 곳을 방문하는것이다

하지만 일본인 친구도 후쿠오카는 처음이다 보니 주변에 알고 있는 곳이 없었다. 하지만 길거리에 지나가는 사람에게 부탁을해서 물어가며 한 라멘집에 도착을 하였고 일본에서 먹었던 라멘중에 1위에 들정도로 정말 맛있었다. 국물도 진하고 면과 건더기 까지 더할나위 없던 곳이였다. 가게 이름은 기억이 나질 않지만 위치만은 정확하게 기억한다. 후쿠오카 선팔레스 근처에 있는 파란깃발이 있는 라멘가게. 파란깃발이 있으면 가게가 열려 있는 것이고, 그렇지 않으면 영업을 하지 않고 있다라고 알려주었다. 그곳은 해당 지역 주민들도 자주 가는 곳이라고 지나가던 행인분이 알려주셨다.




연락처 교환은 SNS.

일본은 주로 라인과 트위터를 한다고 한다. 그 자리에서 없던 라인 어플을 다운받아서 아이디를 만들었고, 트위터 계정을 팔로우했다. 서로에게 처음 생기는 외국인 친구이다 보니 설레임 반 기쁨 반 (어느쪽이나 기쁜 쪽)으로 연락처를 교환하였다. 

일본에 올 때는 꼭 연락하기, 마찬가지로 한국에 올 땐 꼭 연락하기.

이 약속 하나가 다음에 또 만날 날을 기약하게 되었다. 아니나 다를까 곧바로 한국에서 5월에 콘서트가 열린다는 소식이 나왔고, 함께 비행기 티켓팅을 진행하였다. 한국 콘서트 티켓도 구해주었다. 아무래도 한국은 선착순 시스템에 예매대기, 취케팅으로 표를 노려야 하다 보니 외국인이 진행하기에는 부담이 꽤 있었다. 나도 지방에 있다보니 함께 콘서트도 즐기면서 서울 여행을 하기로 2차 약속까지 하였다. 

어찌 생각해 보면 한 번 밖에 만난적 없는 바다 건너 사는 친구와 4박 5일의 여행 계획을 세우고, 함께 숙소에서 지내게 된다라는게 잘 믿기지는 않는다.

지금은 친구도 일본에서 이사를 하기 위해서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는데, 5월달에 한국에서 함께 지내고 6월 초에는 또 내가 오사카로 가기로 하였다. 외국인 친구이다 보니 서로를 만나기 위해서는 비용과 시간이 많이 들게 되지만 그것보다도 훨씬 정신적인 만족감이라고 할까? 그런것이 채워지는 기분이다. 

서로 다른 문화를 알아가는 재미도 있고, 카카오톡으로 대화매체를 옮겼더니 전화와 영상통화가 쉽게 가능해서 더 편해졌다. 


앞으로 더 좋은 인연이 계속 되었으면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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